혜화동저녁모임_2023년 9월_생태적 감수성을 가르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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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혜화동 저녁모임
| 일시: 9월 18일(월) 저녁 7시 30분 – 9시 00분
| 주제: 생태적 감수성을 가르칠 수 있는가
| 강연: 이병곤 | 제천간디학교 교장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다시 혜화동 저녁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9월 혜화동 저녁모임은 도봉숲속마을에서
제천간디학교 이병곤 교장 선생님을 초청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역사적 변곡점들이 있습니다.
이병곤 선생님은 그 순간을 '철학의 순간들'이라고 합니다.
질주를 멈추고 '이대로 괜찮은가' 돌아보는 순간들 말이죠.
우리에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그랬고, 세월호 참사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철학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교육을 생태적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환경 의식만 고취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연결됨'을 자각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건 단순히 환경관련 지식을 쌓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의 문제가 아닙니다.
앎(지식)과 함(실천)과 삶(존재)이 분리되지 않고
일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문제입니다.
제천간디학교는 학습. 실천, 존재를 함께 하려 했던 다양한 순간들을 만들어 냈고,
이병곤 선생님이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천간디학교는 인구 2100명이 사는 소도시에 학생, 학부모, 간디학교와 함께하는
주민들 포함해 '간디사람들' 20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생태적 삶과 자발적 배움을 통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교육을 넘어 삶을 함께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간디학교의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생태적 삶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 공동체적 문제를 생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함께', '창의적'으로 해나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미래가 없는데 왜 학교에 가라고 하죠?"라며 등교거부 시위를 했던
그레타 툰베리처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를 바꿔가려 노력합니다.
교장 선생님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기도 하고,
학내 생활문화를 바꾸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집회에 참여하며 정치적 요구 활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요청에 선생님들도 적극 응답합니다.
이병곤 선생님은 "생태적 감수성을 가르치는 일을 시도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자치조직을 만들고, 교육과정에서부터 일상생활 전반에 대해 지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앎과 삶을 일치시키며, 생태적 삶을 몸에 붙이기는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채식을 지향하지만 실상은 컵라면과 맛있는 고기 앞에 무력해 지기도 하고,
코로나 여파로 외부활동의 제약이 생기자
학교에 쌓여가는 택배박스도 새로운 문제거리가 되었습니다.
그외에도 배움과 공부가 더 필요하기도 합니다.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삶은 다른 문제입니다.
삶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배우고 익힐 수 있으니까요.
생태적 감수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나날이 커져가고,
앎이 삶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중요해진 이때에
가르칠 수 있는가의 문제보다 그렇게 살 수 있는가의 문제가 큰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그 문제는 어른인 우리부터 고민하고 살기 시작해야 겠지요.
어른의 뒷모습을 보며 졸졸 따라가는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은
오늘 주제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