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저녁모임_2023년 11월_빈곤 과정,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2023 혜화동 저녁모임
| 일시: 11월 20일(월) 저녁 7시 30분 – 9시 00분
| 주제: 빈곤 과정,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 강연: 조문영 |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11월 20일, 한 달에 한 번씩 매월 셋째주 월요일에 오손도손 둘러 앉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청해 듣던 2023년 혜화동 저녁모임, 그 마지막 시간을 '빈곤'을 주제로 조문영(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다 억울해 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의사도, 건물주도, 어렵다고 시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기업에서도, 정부에서도, NGO단체들에서도 빈곤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며 빈곤에 대해
개입하려는 주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21세기의 변곡점을 지나면서, 예컨대 글로벌 빈곤을 쟁점화한 통치가 인류 공통의 임무로, 국제기구 정부 기업 비영리 재단의 초국적 네트워크로, 국제개발 및 자원 활동의 무대로,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적극
가시화 되어왔다. 고용불안정성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 자본주의 환경의 변화, 기술혁신, 기후재난 등 변화하는 환경에서 제 실존의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글로벌 빈곤 퇴치의 책무를 자임하고 나섰다." - 조문영
하지만 동시에 물질적 빈곤을 넘어, 실존의 빈곤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벼랑 끄트
머리에 서 있다는 감각으로 살아가며 불안정성이 극대화된 세대"의 문제는 청년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빈곤의 등장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조문영 선생의 문제의식입니다. 즉 빈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주체도, 당사자도, 개입하는 사람들도.
개입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개입이 가벼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빈곤에 대해 가볍게 느끼는
책임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조문영 선생의 물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빈곤에 대해 정의하려 들거나,
빈곤의 해결은 필요하지만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하지 않고 질문을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빈곤이란
무엇인가, 빈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질문에서 빈곤문제는 어떤 것을 쟁점화하고 외면해 왔는가?
다종 다양한 빈자들이 서로 연루된 채 살아가는 이때, 누군가의 빈곤에 대해 내가 어떻게 얽혀 있는가로
말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이 물음에 누가, 얼마나 충실히 고민하고 답하는가가 우리시대 빈곤 문제를
고민하는 진정한 자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급자의 문제로 여기거나, 대상화해 온 빈곤의 문제를 전환
하기 위해 이제부터 물음의 답을 찾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