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저녁모임_2017년 7월_무등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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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혜화동저녁모임에서는
감수성이 넘치고 흘러 어디로 가 닿을지 몰라
시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시처럼 살고 싶기도 한 그런 밤이었습니다.
"나의 시는 받아쓰기입니다.
바다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의자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
하지만 요즘 귀가 어두워져 걱정입니다" 라던 윤제림 시인은
"책상아, 넌 나무였을 때 뭐가 되고 싶었니?"
라고 물어보는 감수성 풍부한 시인이었습니다.
나무가 책상이 되고 싶었을지,
책이 되고 싶었을지, 그냥 나무로 살고 싶었을지
어찌 아냐며 나무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고
내가 살을 빼야 하는 이유를
내 이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릭샤꾼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다짐해 보고
장갑 한 짝 잃어버리고 돌아왔을 때
엄마에게 죽도록 맞고 쫓겨났던 어린시절 기억을 빌어
공장에서 손목 한짝을 잃은 외국인 노동자를 보며
왜 아무도 그런 분노를 하지 않는지 한탄하고
우리 모두는 거대한 망각을 한 채로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지구별 떠돌이로 살아가는
'이산(離散)'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윤제림 시인의 시는
'무등無等의 시'라고 하는데요.
삼라만상과 타자화되어
내가 우월한 존재인줄 알고 이들에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존재적 이유가 있듯이
똑같은 가치를 지는 이들임을 알리고 싶은 詩.
7월의 어느 여름밤,
혜화동저녁모임에서는
시읽는 소리가 낭낭하게 울리고
오늘밤 꿈에서는 너도 나도 시인이 되어 봅니다.
* 8월 혜화동저녁모임은 잠시 쉬어 갑니다.
9월에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