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문학교실 '모모와 함께 책읽기', 우리는 이제부터 '모모교실'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3월 16일, 오늘은 모모교실 두 번째 시간.

다르게 읽기를 주제로 새로운 방식의 책읽기를 접했던 첫 번째 시간에 이어 오늘은 '귀 기울여 듣기'입니다.  

"귀 기울여 듣기는 진짜 내 귀를 기울여서 듣는 거에요. 내 귀를 상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상대쪽으로 기울여봐요. 그렇게 들으면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귀에 담아가겠다는 의미에요."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다들 귀에 손을 올리고 기울여 봅니다. 

이제부터 모모교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난 시간 첫 만남을 가졌던 우리, 그럼 일주일 동안 가장 기억이 났던 모모교실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하기로 합니다. 너도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학준이는 책을 읽을 때 인물의 마음을 잘 나타나도록 재미있게 읽어요."
"예성이는 목소리가 크고 또박또박 책을 읽어요."
"선하누나는 활발해요."
"동률이는 축구와 피구에 미쳐있어요."
"하랑이 언니는 글을 인상깊게 썼어요."
"현아는 친구를 금방 사귀어요." 

자, 이제부터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한 인상적인 모습을 받아쓰기 합니다. 

잘 못 알아들었던 친구들이 다시 한 번 말해 달라고 자신있게 물어봅니다. 모모교실에서 모르는 것, 잘 못 알아들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못 알아듣고도 물어보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럽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자, 이제 모모를 읽어볼까요? 
지난 시간처럼 소리내어 낭독해 봅니다. 
모모교실에서 책을 낭독하는 시간은 가장 조용한 침묵의 시간입니다. 
쥐 죽은 돗 조용한 교실에서 친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 시간은 어느 누구도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방금 우리가 읽은 글에서 잘 모르는 단어, 알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를 국어사전을 통해 찾아봅시다."

국어사전 찾기는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입니다. 사전을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단어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 분별이 궁금해요."

"분...별.... 분....별....분....별" 단어를 되뇌이며 사전에서 뜻을 찾습니다. 

"선생님, 분별이 똥이라는 데요?"

"아니, 그건 분변이지."

옆에 있는 친구가 알려 줍니다.

한바탕 웃고 다시 분별을 찾아나섭니다. 
누군가는 똥과 분변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며 샛 길로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 불행은 무슨 뜻일까?"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또 열심히 사전을 뒤적입니다. 

"선생님, 불행은 행복하지 않은 것이요." 

"그래? 그럼 행복은 뭔데?" 

"???? 행...복.... 행... 복" 행복을 찾아 나섭니다. 

"선생님, 행복은 삶에 만족하고 기쁜 것이라는데요?"

"그렇구나. 그럼 삶은 무엇일까?"

"헉...." 
 
"삶....삶.... 삶.... 삶은 사는 것"
 
"그럼, 그 단어를 다 이해하고 불행이 뭔지 파악해 볼까?"

"불행은 행복하지 않은 것.... 행복은 삶에 만족하고 기쁜 것... 삶은 사는 것..."

되돌이표 처럼 물음이 오고가다가 누군가 발견합니다. 

"선생님, 불행은 살면서 만족하지 않고 기쁘지 아니한 것이요!!"

그렇게 오늘 우리는 힘을 합쳐 불행이라는 단어를 알게 됩니다. 

"여러분,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에요?"

"행복과 불행이요!" 

새로운 말을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가고 서로 도와가며 찾아가는 즐거운 시간은 다음에도 계속됩니다. 모모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