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저녁모임_2018년 5월_논어-인간의 길, 배움의 길
2018 송석아카데미 혜화동 저녁모임
일시 : 5월 14일(월) 저녁 7시 - 9시
주제 : 논어, 인간의 길, 배움의 길
강연 : 배병삼 | 영산대 교수
5월의 혜화동 저녁모임을 마쳤습니다.
5월 강의에서는 공자왈 맹자왈, 묻고 답하기를 즐겨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길을 탐구했던 진정한 好學, 공자를 만나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해내는 인문적 감성의 길로 안내해 주신 분은
동양사상을 정치철학적으로 해석하는 독보적인 학자 배병삼 선생님이었습니다.
기원전 900년에서 기원전 200년은 인류사의 가장 경이로운 순간으로 기록되는 시기였습니다.
4대 성인이라 불리는 예수,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에 의해 종교가 탄생하고
철학이 시작되었던 이른바 '축의 시대'.
춘추시대를 넘어 인간이 짐승처럼 되어 버린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동양에서도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끝없이 묻고 답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공자였고, 공자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세태가 기울고 도가 미약해지자 신하가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가 생겨나고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자가 있게 되었다.
‘공자가 이를 두려워하여’(孔子懼) <춘추>를 지었다.....
인仁과 의義가 막히면 곧 짐승을 끌어다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다.
이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게 될 것 같다. 나는 이것이 두렵다.”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吾爲此懼. 맹자, 6:9)
사람의 탈을 쓰고도 짐승노릇을 할 수 있던 시기에,
어떻게 하면 진정 인간다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물질이 인간성을 압도하고,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앗아가는 오늘날,
어떻게 하면 인간다움을 회복할 수 있을까.
2500년 전의 물음은 오늘도 여전하기에 우리도 공자와 제자들처럼 묻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공자에게서 인간의 길을 찾았습니다.
"공자는 예민하고 민감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늙어가고, 병들어가고 아픈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래서 맹자는 아픔을 아픔으로 공감하는 유일한 한 사람으로 공자를 꼽았습니다.
공자의 가장 중요한 사상인 '인仁'은 바로 그대가 있음에
내가 '겨우'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더불어 사는 삶에 감사하고
누군가의 희생에 미안해 할 줄 아는 마음을 내는 것 아닐까요?" - 배병삼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 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논어, 5:28)
"공자 말씀하시길, 열가구의 작은 마을에도 나만큼 성실하고 신의있는 사람이야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好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논어>는 유교의 근본토대를 닦은 고전이기도 하지만
간절한 물음에 간절하게 답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공자가 제안하는 군자의 길은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몸을 바꿔 삶을 변화시켜내는 배움의 길이었습니다." - 배병삼
25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2018년 혜화동 어느 저녁날,
우리는 그렇게 공자의 <논어>를 통해 사람의 길, 배움의 길을 찾아 보았습니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위대한 성인과 위대한 사상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공자와 제자들이 배움을 도구삼아 진리를 찾으려 했던 삶의 태도일지도 모르지요.
아무리 혹독한 시절에도 인간다운 본성을 지키려 했던 간절한 마음,
간절한 물음이 있을 때 몸을 바꿔 삶을 변화시켜내는 배움의 길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그 두 가지가 바로 설 때 우리 삶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