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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전환 혜화동 저녁모임
| 일시: 7월 19일(월) 저녁 7시 – 9시

| 주제: 파란하늘 빨간지구

| 강연: 조천호 | 대기과학자,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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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와 바다가 이 세상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고 있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책날개에 조천호 박사는 이렇게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기와 물이 없으면 인간은 죽는다는 정도야 다 알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정말로 깊이 고민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흔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것에 대해 몇 마디 설명하지 못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7월 혜화동 저녁모임에서는 조천호 대기과학자를 만나 기후와 인간, 지구와 나의 관계를 정확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천호 박사는 지금의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기 위해 지난 450만 년 전부터 파헤칩니다.

‘공기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말은 산소가 없으면 육체가 살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이 말은 역사적으로도 이해해야하는 말이었습니다. 기후 없이는 인류도 문명도 결코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450만 년 전부터 지구 기온은 계속 냉각이 일어납니다. 300만 년 전부터 지각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사바나 기후가 돼요. 그리고 250만 년 전부터는 원시인간들이 초지가 깔리고 나무 몇 그루만 심겨진 사바나 기후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한 종족은 자기의 이빨과 턱을 강화시켜 각자도생을 하고, 한 종족은 머리를 사용해서 정보를 모으고 말을 주고받으며 연대를 해요.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고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게 되지요. 각자 도생을 선택한 종은 멸종하게 되고, 연대를 선택한 종은 살아남습니다. 좋지 않은 기후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호모사피엔스라는 인류가 출현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2만 년 전까지는 기온의 변동 폭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보다 약 10배 정도 극단적인 날씨였다고 추정해요. 그런데 2만 년 전부터 천문학적인 조건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지구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1만 2천 년 전부터는 기온이 굉장히 안정적인 상황이 되었어요. 기후가 안정되니 농업이 시작되고 정착을 하고 강하구에 사람이 몰리고 문명이 탄생합니다.

 

그런데 1만 2천 년 전부터 기후가 안정적이었는데 문명은 6~7천 년 전에 출현합니다. 무엇 때문에 5천 년의 시간을 기다려야했을까요? 약 2만 년 전부터 지구가 따뜻해지며 빙하가 녹기 시작하고 해수면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문명은 축적이 있어야 하는데 해수면이 계속 올라오니 축적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마침내 7천 년 전이 되어서야 더 이상 해수면이 올라오지 않는 상태가 되고 문명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인간이라는 종과 지금의 문명은 특정한 기후 조건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살펴보니 기후는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도 변화해왔는데

왜 지금을 기후 위기로 받아들여야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조천호 박사는 2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구 평균 기온 그래프를 펼쳐 보이며, 변화의 크기보다 변화의 속도를 짚습니다.

 

“자연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기온이 변화했을 때는 1만 년에 4도가 상승한 때입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에 사람들은 100년 만에 1도를 상승시켰어요. 25배나 빠르게 상승시키는 거예요. 이처럼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일어나다 보니 약한 생명은 바로 멸종되고 있고, 극단적인 날씨가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게 될 거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 단 한 번도 일어나보지 않았던 속도로 인간 스스로가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입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가 정말 심각하다는데, 그 심각성은 정확히 어떤 것일까요?

고래가 떼죽음을 당하고, 자연발화한 산불이 꺼지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는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회복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위험입니다.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끊임없는 위기를 겪어왔어요. 자연재해, 전쟁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지요. 그러나 인류 전체 차원에서는 이러한 위험들을 극복했고, 그 과정에서 보다 더 나은 세상도 만들어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모든 위험은 회복 가능한 위험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후 위기는 회복이 불가능해요. 간단히 예를 들어 북극해의 빙하는 햇빛을 반사시켜 우주로 되돌려 보냅니다. 빙하가 녹으면 바다가 드러나고 시커먼 바다는 햇빛을 흡수시킵니다. 그러면 또 다시 빙하가 녹고 햇빛에너지가 또 들어오죠. 이렇게 지구는 스스로를 증폭시켜 기온을 올라가게 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지뢰처럼 여기저기 깔려 있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가 일어난 다음에는 지금부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겠다 해도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후 위기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어떤 상황을 의미할까요? 앞서 기후 위기는 자가 증폭적인 위험이라 했으니, 1년에 한 두 번씩 식량을 안 팔던 것이 한 달에 한 두 번씩,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팔지 않게 되고 그러다가 항시적으로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태에 진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면 정부가 아무리 재난지원금을 지원해도 먹을 것을 살 수 없는 통제 불가능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조천호 박사는 회복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진입하기 전에 지금 당장 기후위기에 대응해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온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지연 현상이 있어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아야 했습니다.

 

“하루 중 12시에 햇볕이 제일 세지만 2~3시에 기온이 가장 높습니다. 땅바닥이 먼저 데워지고 그 열로 인해 공기가 데워지지요. 그러면 온실가스로 인해 전 세계 바다 표면이 뜨거워지는 것은 짧게는 10여 년, 길게는 3~40여 년이 걸린다고 해요. 작년 7개월 동안 호주에서 난 산불은 지금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이 아니에요. 우리가 1980년대에 배출한 온실가스의 결과가 지금 드러난 것입니다.”

 

40년 전 배출한 온실가스의 결과로 매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시베리아의 산불과 북극의 번개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금도 계속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40년 뒤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지역에서는 사회 불안정성이 높아져 테러집단이 등장하고, 식량난으로 종족간의 갈등과 내전이 발생하고, 기후 난민이 점점 많아지고,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해 예상불가능한 감염병이 창궐하는 상황.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정확히 지구가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학적인 관측 결과 내일 당장 빙하가 깨져 해수면이 순식간에 상승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빠르고, 강하고, 명백하게 달려오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온실가스 배출이 문제의 원인이니 지금부터라도 일상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나 조천호 박사는 해결 방법에 있어서도 근본으로 파고 듭니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은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각 개인이 LED 전구로 바꾸고, 일회용품을 안 쓰고 심지어 비행기를 안탄다 하더라도 약 10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현재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60톤 정도입니다. 성인 수준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개인은 15%밖에 줄일 수 없다는 거예요. 결국 기후 위기 문제는 자기모순과 무력감을 가진 우리가 체제를 바꾸는 데에 에너지를 더 투입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과학은 ‘알다’라는 라틴어 sci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즉, 과학의 정확한 의미는 잘라내고 파고들어 깊이 아는 것이지요.

조천호 박사는 미래의 기후는 자연이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드는가에 따라 미래의 기후가 결정되고, 지금 세대가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합니다.

우리 세대의 책임성이 큰 만큼 정확히 아는 과학적 태도와 최초의 인류가 위기를 극복했던 연대의 힘이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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