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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혜화동 저녁모임
| 일시: 5월 16일(월) 저녁 7시 – 9시
| 주제: 공존을 위한 교양 -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 강연: 정은 | 작가

 

[2022 혜화동저녁모임] 5월 모임_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정은 작가).jpg

 

5월 혜화동저녁모임은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저자인 정은 작가와 함께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자기 안에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자신을 가지고 있는 거야.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 누구도 닿을 수 없는 부분이 각자 안에 있으니까. 그리고 그걸 인정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는 것 같아" _ 산책을 듣는 시간 中

 

“자기 객관화란 상대방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그것으로 자기 자신을 보는 거잖아요. 사람에 의해서 자기 객관화를 할 때 성숙할 수 있고 좋은 글도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이 마치 거울을 들고 있는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정은 작가는 수지와 한민의 대화를 통해 우리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우리 안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은 내가 누군지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사실 우리 자신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거울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가 이해와 공존을 향해 더 나은 걸음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삐 – 삐

땡-땡-땡

#@%$;~#?!?!

 

정은 작가는 참가자들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듣는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삐 – 삐 하며 병원에서 들어본 것 같은 소리부터 채널이 높아질수록 무언가 더 많은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는 분간이 어려운 소리였습니다. 원래 소리를 들어보니 누구나 들으면 아는 캐롤 징글벨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듣는 소리가 이런 소리라면 수술을 받는다고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소리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 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입장이 되어 많이 생각해보려고 한 것 같아요.”

 

"소리를 못든는다고 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원래 그랬으니까. 이 상태로 이미 내게는 완전한 세상이니까. 오히려 내가 받아들이는 감각 외에 소리라는 감각이 하나 더 있고, 사람들이 그것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게 내게는 더 이상한 일이었다."

_ 산책을 듣는 시간 中

 

보통 우리는 소리를 못 듣는 것보다 듣는 것이 당연히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못 듣는 사람에게 듣게 해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공와우 소리를 막상 들어보니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느껴집니다. 소리가 없이도 이미 충만한 세계를 살고 있던 수지가 ‘불완전한 소리의 세계’를 맞닥뜨리며 경험했던 어려움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잠시나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제가 듣는 소리와 여러분들이 듣는 소리는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비슷한 소리를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생 살아오면서 만든 필터대로 듣기 때문에 같은 곳에 있어도 각자 듣는 게 다르잖아요. 모두에게는 단 한가지의 소리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다른 소리가 들리니까요. 그것에 대해서 누구도 이게 맞다 저게 맞다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장애가 있다’라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른 감각의 세계를 살 뿐이니까. 시각장애, 청각장애라는 말은 있지만 후각 장애라는 말은 없거든요. 궁극적으로는 장애라는 단어가 아예 없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장애가 아닌 것을 장애라고 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핍이 아닌 것을 결핍으로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고유한 모습으로 자유롭게 감각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열의 세계’를 살고 있는 우리가 ‘다채로움의 세계’로 나아가길 바라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을 좋아하니까 너무 이해하고 싶은 거예요. 어느 날 그 사람이 “혹시 내가 이해해달라고 했나요?”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되었어요.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거부당하고 거절당한 느낌에 상처를 받았어요.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것이 사실은 오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그렇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선 이해하려고 하는게 사실은 폭력일 수 있거든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까 모든 관계가 굉장히 편하고 좋아졌어요. 나도 내 모습을 다 이해할 수 없는데 내가 저 사람한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게 당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거. 그것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태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이해가지 않는 부분으로 남겨두고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우리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 차를 운전하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싶어. 비행기 운전도 하고 싶어. 사람들은 내가 이런 얘길 하면 ‘저런 안됐구나’라고 말하는데 그럴 때 그냥 ‘너는 그렇구나’ 이렇게 답해 주면 좋겠어. 동정이 아니라 인정이 필요해. ‘너는 그렇구나’ 법을 만들어서 그렇게 대답하도록 법을 고쳤으면 좋겠어" _ 산책을 듣는 시간 中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다른’ 사람들이 있나요? 우리는 우리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을 향해 시간을 내어 다가가고 귀를 기울이는 것 외에 우리의 세계를 넓혀 나가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산책을 듣는 시간」, 그리고 오늘 정은 작가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가 한 뼘 넓어진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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