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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화) 에코라이터스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의 일상이 날마다 똑같을 줄 알았는데,
어떤 친구는 쓰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생활 글쓰기를 하루에 두 번이나 했다니-
비슷한 하루하루 속에서도 특별함을 찾아내는 능력이 친구들한테 이미 있었구나 싶었어요.

 

지난 시간 했던 것처럼
스스로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우리가 쓸 연필을 직접 깎고 글로 써봤어요.
단, 이번에는 몸의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깎았어요.
인간이 사용하는 다섯 가지 감각이 있죠?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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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칼 올리는 소리가 잔인해요!
하지만 깎다 보니, 사각사각 소리는 좋았어요.”

 

“칼에서 철 냄새가 나요.
학교에서 가위를 물티슈로 닦다가 손을 벤 적이 있어요.
아프진 않았지만 그 일이 생각났어요.”

 

“검정색이 섞인 연필이 은근 고급스러워 보이고요,
동생이 ZOOM 수업으로 웃고 떠드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사각사각 소리가 시원한 바다소리 같아요.
연필을 잡을 때는 엄지, 검지, 중지에 힘을 주게 돼요.
맛을 상상해보면 우슬차 맛이 날 것 같아요!”

 

“나무를 도끼로 자르는 소리가 나요.
연필을 먹어봤는데, 쓰면서 짠맛이 나는데 이상한 맛이에요.
이쪽은 미끌미끌한데 요쪽은 까끌까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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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필 깎기를 해도, 느끼는 건 어쩜 이렇게 다 다를까요?

연필을 깎을 때 사용했던 오감 그대로, 이번에는 하늘을 느껴봤어요.

 

“선생님, 하늘을 어떻게 먹어요?”
“하늘에서 정말 냄새가 나요?”

 

선생님은 몇 가지 힌트를 주었습니다.


“손을 귀에 대고 여우귀를 만들면 공기가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손을 쭈욱 뻗어서 집중해보면 공기가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손끝과 손바닥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지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하늘로 코를 치켜올리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쉬면서, 콧속의 온도를 느껴보세요.”

 

에코라이터스에게 하늘을 만나러 다녀올 시간 5분을 주었습니다.
친구들이 느낀 하늘은 어떤 모양과 모습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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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소리가 위잉~ 났고요, 공기가 지나가는 슝~ 소리가 들려요.
솜사탕 맛이 날 것 같지만, 사실 구름은 물이 증발한 것이어서 무맛이에요.”

 

“태양빛이 별같이 퍼졌고, 소리는 자동차 소리, 소라를 듣는 소리 같은 게 많이 들렸어요.
아까 계속 연필을 쥐고 있다 손바닥을 펴서 차가웠어요.”

 

“대각선의 하늘은 하늘색에서 주황색으로 그라데이션이 되고 있었어요.
공기를 마시면 목구멍까지 차가워졌어요. 차가운 물을 마시고 숨 쉬는 느낌?”

 

“가운데 손가락이 가장 시원했고, 하늘이 멀리 있을수록 하얗고 구름이 없었어요.
구름은 왠지 솜사탕 맛, 태양은 따뜻한 음료, 하늘은 파란색 음료수 맛이 날 것 같아요.”

 

“코 안이 차갑고, 손가락 사이사이 바람이 지나가는 게 느껴졌어요.
햇빛 때문에 눈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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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감을 나눠보고 친구들에게 ‘붉은 하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 사진들에서 하늘은 왜 붉은 색일까요?” 물었습니다.

 

“와 멋지다! 단풍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노을이 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진 속 ‘붉은 하늘’은 지난해 내내 산불과 싸워야 했던 호주의 하늘입니다.
너무 많은 숲이 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 봤을 때도 붉게 보일 정도였죠.
사람들이 피난을 가고,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많은 동물이
미처 도망치지 못해 죽었습니다.


그런 호주의 붉은 하늘 아래에 선 느낌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아까 연습했던 대로 오감을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붉은 하늘 아래 직접 서 있다고 상상하며 글을 적어봤습니다.

 

내가 저 붉은 하늘 안에 서 있다면,
어떤 냄새가 날까? 어떤 소리가 들리고, 어떤 것이 느껴질까?
붉은 하늘에서는 어떤 맛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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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붉은 하늘은 끔찍했다.
붉은 하늘만 보이고, 태양은 안 보인다.
가스가 새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 뭔가 타는 소리가 들린다.
동물들이 울부짖는 소리, 사람들이 피난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피부가 따갑다. 재 같은 것이 공기에서 느껴진다.”

 

“하늘은 붉고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 소리가 났다.
바람도 뜨거워서 더웠다. 재 냄새와 연기 때문에 마스크를 껴야 해서 불편했다.”

 

“산에 산불이 났다. 반려견 토토가 연기를 먹고 죽었다.
너무 슬펐다.
창문을 보니 온통 다 붉은 하늘이다.
끔찍했다.
이런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게 너무 괴로웠다.
엄마는 마스크를 쓰라고 했다.
마스크를 안 쓰면 목이 너무 맵고 괴로웠다.
연기를 마셨다. 맵고 기분 나빴다.
사람들이 걸어가는 소리, 동물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번 시간에는 연필을 깎으며 온 감각에 집중해보고,
깨어난 감각으로 하늘도 온전히 느껴보았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예민하게 느끼다 보니,
호주의 붉은 하늘 아래에 선 존재들의 느낌과 감정까지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에코라이터스가 꾸준히 글을 쓰고 나누면서
나의 진짜 감각에서 타자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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