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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산새학교의 시작을 함께 하던 흰눈썹황금새는 더 이상 울지 않네요.

짝을 만나지 못했는지 한 달 넘게 숲속교실 입구에서 울던 흰눈썹황금새는 지금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결국 짝을 만난 것일지, 혹은 다른 곳으로 가버린 것일지 궁금합니다.

숲속마을의 흰눈썹황금새는 참 사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새의 둥지에 들어가서 죽어있던 새와, 6월 초까지 쏭을 한 새는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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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숲은 조용했지만, 귀를 기울여보니 수많은 딱따구리 소리가 들렸습니다.

쇠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의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어요.

좁은 면적에 이렇게나 많은 딱따구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새끼 청딱따구리가 한참 나무 바닥에 붙어있었는데, 알고보니 열심히 먹이를 먹던 것이었어요.

청딱따구리와 가막딱따구리는 바닥에 있는 개미를 좋아한다고 해요.

그리고 먹이를 입 속에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어미 청딱따구리는 새끼에게 토해내서 먹이를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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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바닥을 들여다보다 잎이 풀썩대는 것을 봤습니다.

박새 무리들이 배부르게 먹이를 먹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겨울에도 무리 생활을 하는 박새들은 지금도 여럿이 모여 있네요.

이번 답사에는 야행성맹금류를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멀리서 희미한 솔부엉이 소리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새를 기다리는 시간은 마음이 오묘해집니다.

우거진 잎 사이에 어떤 새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 두근대기도 하고,

고요함을 뚫고 들려오는 또랑또랑한 새소리에 즐겁기도 하고,

숨을 죽이고 있다보면 저절로 평온해지기도 합니다.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것이 더 많아서 풍요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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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따라가다가 숲에서 빨갛게 익은 버찌도 보고, 곳곳에 핀 버섯도 구경하고,

머리만 남은 넓적 사슴벌레에게 물려 따끔하기도 했습니다.

숲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어미 곤줄박이가 새끼 곤줄박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봤습니다.

1분 정도 되는 시간에 서너번을 왔다갔다하며 열심히 먹이를 먹이고 있었어요.

어미가 날아올 때마다 새끼는 입을 크게 벌리고 어설픈 날개짓을 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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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여름 철새들의 번식이 거의 끝난 시기입니다.

여름 철새들은 동남아시아에서 활동을 하다 봄이 되면 이 곳에 와 번식을 합니다.

새들이 찾아오는 이유를 인간의 입장에서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싹이 나며 벌레가 집중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찾아오던 철새들이 더 이상 오지 않기도 하고, 오지 않던 새로운 새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또는 철새들이 찾아오는 시기가 변하기도 합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게 본능적으로 움직이던 새들이 다르게 이동하기 시작한 이유가 있겠지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 드러나고 있는 기후 위기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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