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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배추, 뿌리배추, 개성배추, 구억배추, 청방배추. 그리고 게걸무와 곡성무.

초록 파랑 하양으로 칠해놓은 팻말 뒤로, 토종 배추와 무가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고랑 사이를 기웃거리며 꽃잎처럼 쩍 벌어진 배추와 무 잎파리를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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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건강해 보이는 배추와 무를 골라볼까?”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살펴봅니다. 잎을 꼼꼼히 들추어가며 제일 좋은 것들에 나무꼬지를 꽂아두었습니다.

“표시해둔 것은 씨앗을 받아야 하니 겨우내 밭에 남겨둘 거야~”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수군댑니다.

“에이, 그러면 두 번째로 좋은 거로 골랐죠~!”

내가 가져갈 줄 알았는데, 밭에 남겨두어야 하다니! 왠지 속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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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이랑은 지구를 생각하는 농사일을 합니다. 첫 만남 때, 식물이 스스로 종자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꼭 씨앗을 거두기로 약속했었지요. 머리로는 알겠다 했지만, 마음을 그렇게 먹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여기, 이랑이랑의 텃밭에서만큼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힘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배추꽃 본 적 있어요~ 봄에 할머니 집에 갔는데 노란색 꽃들이 피어있었어요. 진짜 예뻤는데.”

한 친구의 이야기 덕분에 노란 배추꽃과 오돌토돌하다는 꼬투리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튼튼한 배추를 남겨두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쉽게 보지 못하는 배추꽃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씨앗으로 남길 배추는 두고, 나머지는 김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 김장 진짜 힘든데... 꼭 해야 돼요?”

김치를 쉽게 사 먹을 수도 있고 다른 반찬도 많으니, 정말 김장을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랑이랑은 김장하기를 두고 토론을 해 보았어요.

 

흙, 태양, 물 에너지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하던 시절의 좋은 점은?

‘몸을 쓰니 건강해진다, 농약을 안 쓰니 땅도 건강해진다, 모여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웃는다, 사회성이 길러진다, 도와주고 나눠 쓰는 마음을 배운다, 서로 친해진다, 양념 비법을 전수해주어야 하니 머리가 좋아진다.’

 

기술과 비닐하우스를 사용해서, 김치를 마트에서 언제든 살 수 있는 지금의 좋은 점은?

‘몸살이 안 난다, 편리하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빠르다, 비법 전수를 안 해도 되니 생각을 안 해도 된다, 택배를 시키니 안 나가도 된다.’

 

“그런데... 나가지도 않고 생각도 안 하면 바보 되는 거 아니야?”

지금의 우리 모습이 이상한 것 같아 푸하하 웃어버렸습니다. 적고 보니 좋은 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토론 끝에 이랑이랑은 김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혼자라면 사 먹는 것을 선택 할 텐데, 힘들어도 같이 한다면 김장을 해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텃밭에는 다섯 종류의 배추가 있는데, 어떤 배추로 김장을 할까요? 배추마다 다른 맛을 느껴보면서 선택해보기로 했습니다. 잎을 하나씩 뜯어와, 썰고, 꼭꼭 씹으며 맛을 느껴봅니다. 다음 배추를 맛 볼 때는 물로 입도 헹궈가며 맛을 음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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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배추는 양배추만큼 달다가 조금 더 쓰다. 사이다마냥 톡 쏘고 즙이 많다.

청방배추는 고구마를 안 익히고 먹는 느낌이다. 꺼끌꺼끌하다.

뿌리배추는 달달해서 제일 맛이다. 끝에 바나나 맛이 난다.

똘배추는 목이 맹맹해지는 것 같다. 토마토 맛 같다.

구억배추는 달고 상쾌하다. 다른 배추보다 아삭하다.

 

“다 똑같은 풀 맛 아니에요? 맛없을 것 같은데~” 라고 말하던 이랑이랑은 다섯 배추의 전부 다른 맛을 발견했어요. 먹어보지 않아도 왠지 어떤 맛일지 느껴지지 않나요?

 

배추를 선택했으니, 이제 김장 준비를 할 차례입니다. 어른들이 다 준비해주는 것 말고, 우리가 스스로 준비물부터 방법까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준비할 것도, 할 일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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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다 할 수 있을까요?”

걱정이 앞서는데, 그 걱정을 휙 날려버리는 한 마디가 들렸습니다.

“안 되면 그냥 다 섞어버리자!”

“그래 그러자! 선생님, 준비물 꼭 다 챙겨주세요~ 장갑은 제가 가져올게요!”

마지막 시간, 이랑이랑의 텃밭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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