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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적 관계가 살아있던 시절, 이 땅의 원주민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 영혼의 주고받음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고 여겼기에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일을 신성한 삶의 일부로 여겼다지요. 토착적 관계가 사라지고 고도로 문명화되었다는 지금, 아주 작은 것들에,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피스풀 가드닝은 어쩌면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영혼에 예를 다하는 의례를 행해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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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눈부시게 화창한 어느날, 선선한 바람이 산골짜기를 따라 흘러 내려오는 그런 날, 청년들의 가드닝 두 번째 활동이 있었습니다. 허브를 수확하고, 볕과 바람에 바짝 말려, 불을 붙여 피워낸 연기로 우리 몸을 정화하는 스머징에 대해 체험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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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수확해도 되겠습니까?" 정중하게 예를 갖춰 허락을 구한 뒤 허브를 수확하고, 정성껏 묶어 스틱을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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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로 바람을 일으켜 피워낸 연기로 온몸을 정화합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기 위해 눈을 정화합니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기 위해 내 귀를 정화합니다. 아름다운 말을 하기 위해 내 입을 정화합니다.... 그렇게 온 몸을 연기로 정화해 내는 의식을 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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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 인디언들은 허브를 생활의 일부로 사용해 왔지만, 허브의 효능을 절대 먼저 알려하지 않습니다. 식물을 기능적 요소로 파악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대신 그들을 하나의 영혼으로 대하려고 했습니다. 자연이 주는 너그러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를 다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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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오전 9시 35분에 나는 대학교 강의실에서 식물학과 생태학을 가르친다. 어느 날 아침 일반생태학 수업을 듣는 우리 학생들에게 자료 조사 과제를 내줬다. 무엇보다 인간과 환경의 부정적 상호 작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200명의 학생 거의 모두가 인간과 자연의 조합에 문제가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다 조사 후반부에 인간과 땅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내놓은 평가의 중간값은 '없음'이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20년간 교육을 받고도 어떻게 인간과 환경 사이의 이로운 관계를 하나도 생각해내지 못할 수 있을까? 땅이 황폐해지면 우리의 시야도 황폐해진다. 수업이 끝나고 대화를 나누다가 학생들이 인간과 나머지 자연의 이로운 관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태적, 문화적 지속 가능성에 이르는 길을 상상조차 못한다면, 기러기의 너그러움을 상상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 로빈 월 키머러(식물생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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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이 더욱 풍성해지는 때입니다. '랄랄라'는 가든을 가꾸고, 텃밭을 수확하며 자연이 주는 너그러움을 상상해보고 체험해 보는 시간입니다. 더불어 너그러움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음 활동을 기다리며, 5월의 즐거운 주말 한 때를 전합니다.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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