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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토요일, 여름 방학을 보낸 이랑이랑이 텃밭에 다시 모였습니다.

우리들의 옷차림은 달라졌는데, 텃밭은 아직 여름의 모습이었습니다.

열매를 떨군 토마토는 줄기가 휘어져있고, 호박 넝쿨은 건너 밭까지 기어가고 있었어요.

담배상추는 꽃대에 씨가 아주 많이 달려 바람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딱! 씨앗을 거두어야할 때였습니다.

이랑이랑은 부지런히 가을밭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랑이랑의 세 모둠, ‘이의있소327’ ‘농장’ ‘흰상추’ 조는 맡고 있는 두둑으로 가서 해야 할 일을 찾았습니다.

 

‘이의있소 327’ 조는 호박 열매를 거두고 넝쿨을 정리해서 밭의 가장자리로 옮겼습니다. “앗 따거!” 호박 줄기와 잎은 거칠거칠해서 만지기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용감한 한 명이 깊숙이 들어가서 넝쿨을 잘라 거두면, 다른 한 명은 정리된 넝쿨을 가장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중간 중간에 심겨져있는 파를 뽑기로 했습니다. 여러 번 일을 같이 하다 보니 합이 척척 맞아집니다.

 

‘농장’ 조는 토마토, 고추, 오이의 지주대를 뽑고 줄기를 정리했습니다. 지주대 정리는 쉬울 줄 알았는데, 가장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주대를 뽑는 것도 힘들었지만, 꽁꽁 묶인 줄을 푸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농사일은 쉽지가 않네요. 그만 하려는데, 옆 친구가 다가와 지주대를 같이 뽑아줍니다. “우와, 너 힘 진짜 세다!” 하면서 갑자기 힘자랑이 시작됩니다. 엉킨 끈 푸는 기술 자랑까지 이어지다보니 일이 뚝딱 끝났습니다.

 

‘흰상추’ 조는 조이름에 걸맞게 흰당근을 수확하고, 담배상추의 씨앗을 잘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흰당근을 모두가 나눠가져갈 수 있도록 물로 꼼꼼하게 씻었습니다. 흰상추 조가 있는 두둑에서는 “이것 봐바! 당근이 이렇게 생겼어!”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그 때마다 다른 조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흰상추네로 달려가기 바빴습니다. 새끼손톱만큼 작은 당근, 뿌리가 세 개로 나뉜 당근은 봐도봐도 신기합니다. 담배상추의 꽃대는 끈으로 묶어 잘 걸어두었습니다. 내년에도 담배상추를 또 심을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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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정리를 끝내고 오늘 이랑이랑이 한 일을 ‘텃밭 살림’이라는 말로 정리해봤습니다.

“저 살림 잘해요! 집에서 설거지도 하고, 이불도 개고, 방도 걸레로 매일 닦아요~”

집안 살림을 잘 한다는 이랑이랑은 텃밭 살림도 잘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텃밭 살림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열매를 잘 거두면 되는 거 아니에요?”

과연 그럴까요? 살림을 ‘다른 무언가를 살리다’라는 동사와 연결지어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텃밭에서 무엇을 살리고 있었을까요?

 

“저는 오늘 호박을 살렸어요. 호박은 씨를 뿌려서 수를 늘리는 게 태어난 목적이라서 우리가 대신 잘 재배했으니 호박은 우리에게 고마워해야할 거예요. 몇 개는 우리 입 속으로 들어가는 건 안타깝지만...”

 

“저는 지렁이를 살렸어요. 밭을 캐다가 지렁이가 나왔는데, 다시 흙을 덮어줬거든요.”

 

“같이 일해서 선생님을 살렸어요. 선생님이 혼자서 일했으면 너무 힘들어서 아프잖아요. 그리고 선생님이 아프면 주변 사람도 슬프고, 그러면 또 그 주변 사람도 슬퍼져요. 슬픔이 전염되면 세상 사람들이 건강하게 못 살게 되니까, 저는 동시에 세계 사람들을 다 살렸어요!”

 

함께 하는 텃밭일은 작은 지렁이부터 세계 사람까지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었네요.

“그런데 열매는 살린 거에요? 죽인 거에요?”

한 친구의 질문으로 갑자기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 열매가 사람에게 먹혔으니 죽은 것이다.

- 사람이 열매를 먹고 건강하게 살았으니 열매는 결국 산 것이다.

 

지금까지의 농사일은 전부 살리는 일이었을까요?

농사일로 다른 것을 죽일 수도 있지는 않을까요?

이랑이랑이 멋진 숙제를 남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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