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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토요일 늦은 4시, <2021 인문의 숲> 첫 강의가 열렸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책방을 운영하고, 연극을 기획하는 등 모두 다른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나의 삶이 조금이라도 지구를 덜 해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같은 시간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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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에 굳이 모여 앉은 이유는 생태적 삶은 혼자서는 실천해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세먼지, 폭염과 폭우로 턱 끝까지 다가온 기후위기는 너무 거대해보여서 그 앞에서 무력해지기 십상이지요.

나의 고민이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후위기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일까요?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고 기후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변화를 만든 원인에서 출발을 한다면 결과야 바꿀 수 있겠지요.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을 정확히 알아야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십년후연구소 송성희 대표님은 병명을 찾듯이 지구가 앓고 있는 기후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스스로를 ‘문제해결사’라고 하시는 송성희 대표님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실까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모색하기 전에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같이 나누기로 해요.

저는 매일 아침 climate.nasa.gov.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는데, 보시는 이 화면이 홈페이지의 첫 화면이에요.

이산화탄소 배출량, 지구 온도, 해수면 상승폭 등을 볼 수 있어요.

어제 확인했을 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16ppm이었는데 오늘은 417ppm이네요.

 

최근 들어 뉴스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기후변화 얘기를 많이 하지요.

캐나다까지 열돔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은 물폭탄이 쏟아졌다,

독일은 기록적인 홍수로 백 여 명이 사망했다, 영구 동토인 시베리아에서 산불이 자연 발화하여 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앞서 보셨다시피 여전히 탄소배출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대 최장 장마’, ‘역대 최악 폭염’ 이라고 재난 상황을 알리는 것도 이제 큰 의미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송성희 대표님은 포기하지 않고 문제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를 일차적으로는 과학의 분야 혹은 기상재해로 다루곤 하는데

지금 세계의 경제, 금융, 산업 측면에서 기후 위기를 얘기하지 않는 곳이 없어요.

가장 큰 다국적 석유 기업 중의 하나인 로열더치셀도 탈석유 방향으로 기업의 재무재표를 변경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CEO는 ESG를 자산 운용 기준으로 반영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고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도 이제 지구 안에서 모두에게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바로 기후변화고,

벽을 쌓는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올해 대통령 직속으로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했어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청소년부터 시작해 각계각층이 모여서 논하는 자리에요.

시민사회가 원하는 바람직한 방식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럼에도 크게 나아지는 게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여전히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에 의존하고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점점 늘리는 상황인데다가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거의 100만 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실업 위기를 겪게 될 수도 있다고 해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요?

그런데 이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지구에 산다면 어떻게든 지구 안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고 봐요.”

 

기후위기 앞에서의 불안과 공포는 막연함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후변화가 사회를 격하게 변화시키는 상황을 매일 파헤치면서도 송성희 대표님은 오히려 긍정적 모티브를 더 많이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감정에 갇혀 아무 것도 안 하기보다는 무엇이라도 바꿔보고자 십년후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해왔고,

그 중의 하나가 2014년부터 진행한 ‘지구를 식히는 쿨루프 캠페인’이었습니다.

 

“쿨루프는 옥상에 태양광을 반사시키는 흰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에요.

보통의 녹색 페인트는 표면온도가 한여름에 80도까지 올라가요.

그런데 쿨루프 페인트를 칠하면 태양광이 반사되면서 35도에서 40도까지 떨어져요.

온대 열대 지방의 모든 건물 지붕을 쿨루프로 바꾸면 탄소배출량을 221억톤이나 줄일 수 있다는 통계도 있어요.

그리고 건물에다가 하얀색 페인트를 칠하는 정도는 누구나 있잖아요.

전문적인 기술이나 능력, 체력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니까 내 친구들에게도 하자고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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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후연구소 제공)

 

실제로 작년에 시공한 쿨루프로 인해 소나무 875.56그루 만큼의 탄소 절감의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녹색 페인트를 칠한 곳을 손으로 만져보면 ‘앗 뜨거!’라는 말이 나오지만,

하얀색으로 칠하자마자 ‘지구를 식혔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고 해요.

십년후 연구소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하고 확실한’ 실천의 연장선으로

브리타 해킹 운동, 은하수 공기청정기 워크숍 등도 진행해왔습니다.

 

“브리타는 일회용 페트병에 대한 대안으로 정수기를 만든 회사인데,

그 안의 필터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플라스틱을 통째로 버려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시민들의 요구를 통해서 필터를 수거해가도록 개선이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모아 온라인 서명 운동도 하고, 필터를 폐기하지 않고 충전재를 채워 다시 쓰도록

직접 구멍을 뚫어서 교체하는 워크샵도 했어요.

 

그런데 궁리를 하다 보니 버리는 것이 안 나오도록 직접 만들어 쓰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저는 집에서는 대나무 숯을 서너 시간 넣어놓은 물을 마셔요.

숯에는 수백 만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서 불순물이 제거된대요.

새로운 숯으로 바꾸고 싶으면 탈취제로 쓰거나 식물의 거름으로도 쓸 수 있으니 정말 제로웨이스트죠.

공부를 하다 보면 제품이나 시장에만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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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씨리얼 영상)

 

“먼지는 마시기 싫어서 공기청정기는 쓰는데, 세상에 또 다시 공기청정기를 쓰는 것도 너무 괴로워서 만들어낸 게 은하수 공기청정기에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플라스틱 판넬인데, 그 부분에 먼지가 끼이면 재활용도 안 되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거든요.

그런데 그 판넬을 종이로 바꾼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이런 방식으로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며 전기를 얼마나 덜 쓰고,

유통과정에서 쓰레기와 탄소를 얼마나 줄이고 하는 결과들이 저희에게 큰 힘을 줬어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미가 있긴 할까?

우리는 흔히 문제 앞에서 방법부터 고민합니다.

하지만 송성희 대표님은 오늘도 문제 자체를 공부합니다.

그랬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하고 확실한’ 실천들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나온 것 같습니다.

분명 지금도 각자의 일상 구석구석에 내가 파헤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을 거예요.

문제를 파헤치다 유의미한 방법이라 생각이 들면 혼자가 아닌 함께, 지금 당장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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