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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송석복지재단과 함께하는 <그린 인문학>이 송석혜화교육실과 문래청소년수련관에서 각각 진행되었습니다. <그린 인문학>이라는 테마로 첫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자칫 지루한 수업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에코워커(ECO-worker)’ 친구들이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첫 수업의 제목은 ‘피노키오 길들이기’였습니다. 수업의 소재로 삼은 피노키오 이야기는 동서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널리 알려진 동화죠.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가 쓴 《피노키오의 모험, Le adventure di Pinocchio》은 사실, 세부적인 이야기 내용보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특징이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특징은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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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독일에서 제작된 <Pinocchio> 에니메이션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어찌 보면 꽤 정직한 편에 속합니다. 거짓말을 숨기지 못하고, 매번 길어지는 코를 통해 거짓말을 고백하니까요. 하지만 만약 거짓말을 해도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피노키오의 거짓말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비록 문학적 상상력은 사라져 버려서 동화의 매력은 반감되고 말겠지만(코가 길어지지 않는 피노키오라니!) 어쨌든 철학적으로는 꽤 흥미로운 질문이 던져 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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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길어지는 마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피노키오의 거짓말을 구별할 수 있을까?”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피노키오들은 동화 속 피노키오와 달리 거짓말을 해도 코가 길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코가 길어지지 않는 피노키오들의 거짓말에 매번 속을 수밖에 없는 처지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코가 길어지는 마법의 도움 없이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그린 인문학>의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이것, 곧 ‘참과 거짓을 구별하기’였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을까?”

 

수업은 전체적으로 특정한 사례들을 가지고 참/거짓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상의 사례에서부터 문학 작품 및 여러 시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비교적 광범위한 상황을 다뤘죠. 마치 퀴즈 문제를 풀듯 학생들은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코가 길어지는 마법 없이도 거짓말을 알아차릴 수 있는 도구를 경험할 수 있었죠. 바로 ‘추론적 사고(reasoning)’ 또는 ‘논리적/비판적 사고(logical/critical thinking)’라고 불리는 인간의 생각 도구를 말입니다.

 

우리는 왜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할까? 나아가 어떻게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을까? 이번 수업에서는 이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논리학이라는 딱딱한 표현 없이 말이죠. 비판적 사고는 오랜 시간과 연습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단 한 번의 수업을 통해 배우고 습득할 순 없습니다. 이는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지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마법을 기대하는 것과 같죠. 하지만 이 한 번의 수업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피노키오들을 길들여야 하는 우리의 책임을 떠올릴 수 있다면, 적어도 비판적 사고를 위한 훈련 과정을 견뎌낼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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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머리가 아팠을 텐데(!) 끝까지 노력해줘서 고맙습니다. 

다시 만나길 기대하죠 :)

 

 

‘에코워커(ECO-worker)’란?

종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송석복지재단 위탁운영기관)에서 지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청소년 환경동아리입니다.

 

글_톨레레게(http://www.tollelege.org)
문의_송석복지재단 02-76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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