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신청부터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던 「동네 텃밭, 식구(食口)」 아이들,

드디어 첫날이 되었습니다.

재단 문을 열고 들어온 뒤

모임 장소인 2층으로 올라와서 이름표를 나누어 주었더니

수줍은 듯 앉고 싶은 자리를 찾았습니다.

원래는 허브도 심고, 채소들도 심어보는 야외 활동을 계획했는데,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려서 실내 활동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장화도 신었는데 아쉬워요~“

장화를 신고 온 아이들이 꽤 있었습니다.

오늘 활동에 대한 아이들의 기대가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처음 만나니까 각자 소개도 하고,

앞으로 몇 번을 만나는지,

우리가 활동하면서 지키면 좋을 규칙도 정했습니다.

친구들과는 싸우지 않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자는 규칙도 이야기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활동하면서 꼭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옥상에 올라가서 텃밭을 만나기 전에,

내 정원은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꾸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텃밭에 있는 허브 설명을 들은 뒤라

알록달록 여러 색으로 가득히

그 허브를 그린 아이들도 있었고,

나중에 키워보고 싶은 채소나 과일을 그린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예쁜 정원’, ‘개미 정원’, ‘지렁이의 정원’ …

내 정원에 이름도 붙여봤습니다.

내 정원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친구 정원이 궁금하면 질문도 열심히 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오전과는 달리 해가 뜬 오후,

해가 나긴 했지만, 바람이 세서 잠시 올라가서 구경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텃밭 곳곳에 심긴 모종을 본 아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서로 하느라 바빴습니다.

“선생님, 레몬은 어디에서 자라요?”

“레몬은 이만한 나무에서 자라지!”

텃밭 이곳저곳을 누비며

궁금한 건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손을 대어 허브향을 맡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미 두 손을 다 써서 다른 허브향은 못 맡는다며 슬퍼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텃밭 구경을 실컷 하고 나니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어땠는지 물어보니

“허브가 많았어요~”

“물도 주고 싶어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다음 만날 날은 5월 13일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그 전에 혹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면

선생님과 사전에 약속해서 언제든 놀러 오라고 했습니다.

“집이 가까우니까 매일 와도 돼요?”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과 제법 많이 가까워진 모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각자의 집에서 식물을 키워볼 수 있도록 딸기 모종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잘 키워서 나중에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하며 돌아갔습니다.

다음 달에는 비가 안 오길 바라며,

한 뼘 더 자라있을 텃밭 식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헤어졌습니다.

모두 5월 13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