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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4일 토요일 10시. 혜화동 청소년모임을 시작했습니다.

혜화동 청소년모임은 강연과 질의응답, 체험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천을 고민해보는 자리입니다. 실제 삶에서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는 강사들을 모시고 그들의 고민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혜화동 청소년모임 첫 번째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와 고민이 있었는지 전해드립니다.

 

분리수거보다 어떻게 하면 안쓸까..PNG

 

아예 안 쓸 수는 없을까?

 

여러분들은 우리가 버리는 캔, 플라스틱이 어떤 과정으로 재활용되는지 보신 적이 있나요?

정다운 대표는 쓰레기통 주변에 쌓여있는 수많은 테이크아웃 컵들을 보며 불편함과 함께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분리수거된 쓰레기들의 재활용률을 알아보려고 친구들과 함께 쓰레기차를 따라 선별장까지 가본 ‘쓰레기여행’을 통해 우리가 재활용품으로 알고 버리는 것들이 재활용기 사실은 거의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분리수거를 잘 할까‘보다 ‘어떻게 안 버릴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 고민은 “일회용품 없는 카페는 불가능한 것일까?”하는 구체적인 질문과 실험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바로 시작하진 못했지만 ‘보틀카페’라는 이름을 붙여 팝업카페 형식으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지금의 보틀팩토리는 이런 실험들이 확장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컵을 공유하는 시스템인 ‘보틀클럽’을 구상하게 되었고 이렇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방법을 거듭 고민하며 지금의 보틀팩토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두부 테이크아웃.PNG

일주일만 일회용품 없이 지내보면 어떨까?

 

갑자기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정다운 대표는 주변 카페들을 섭외하여 일년중에 일주일만이라도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지내보자는 실험을 제안합니다. 이런 시도는 매년마다 확장되어 동네의 많은 가게가 참여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비닐도 없고, 일회용기도 없이 손님들이 불편해할까봐 걱정했던 가게 사장님들도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채우장1.PNG

 

포장없이 채워갈 수 있는 장터가 있다면 어떨까?

 

정다운 대표는 이런 작은 시도들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동네 작은 가게들의 물건을 포장 없이 판매하고 구매자가 자기 용기를 가져와 채우는 장터인 ‘채우장’ 실험을 통해 여러 가게에서 일회용기 없이 벌크판매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하는 이런 실험들을 통해서 의미있는 움직임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유어보틀위크_페스티벌.PNG

 

질문을 던지고, 실험하고, 가능성을 검증하는 삶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삶을 우리의 자리에서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보틀클럽만 보더라도 지금의 방식은 아니었어요. 바구니에 텀블러를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솔루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면서 솔루션을 찾아가는 거죠. 그렇게 하다보면 계속 질문이 생기거든요. 누가 가져갔는지 알 수가 없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고 실험해보고 가능성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해요”

 

정다운 대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어떤 고민과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지금 당장 자연을 살리고 쓰레기를 없애는 솔루션은 없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부딪혀보며 질문을 거듭해나가며 해결방법을 찾아가자고 말합니다.

 

“대기업에서 패키지 디자인을 했었어요. 패키지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고급스럽고 멋진 디자인을 많이 추구해요. 그런데 고민과 질문을 거듭하게 되면서 하나하나의 포장을 디자인하는 ‘그래픽 디자인’ 보다 버려지는 과정을 생각하는 ‘시스템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어요. 디자인대학원에서 윤호섭 교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일상의 과정에 관여하고 사람들의 행동변화에 책임이 있는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패키지디자인을 어떻게 잘 할까를 고민하다 보니까 패키지를 없애는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거죠.”

 

 

채우장2.PNG

 

강의를 마치고 청소년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아직 청소년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는데 일상에서 지구를 위해 작게나마 시작해 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정다운 대표는 ‘거절하기’에 대해 말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매일매일 주어지는 일회용품이 많아요. 김밥사면 나무젓가락, 샌드위치 사면 물티슈. 이런것들을 의식하고 안주셔도 괜찮다고 말하는 거절의 말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뭐를 안써야지 하는 것보다 일회용품 주시는 것을 안받고 거절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빨대를 하나 안쓰는 것도 되지만, 그런 손님이 많아지면 가게도 알게 되거든요. 가게도 빨대가 필요 없구나. 빨대를 안놔도 되는구나. 이렇게요. 일회용품이 지금은 기본서비스라고 생각하는데 옵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가게를 바꾸는 하나의 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다운 대표는 질의응답 말미에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제가 지금 하는 활동들을 돌아보면 10년 전이든, 15년전이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서 연결되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했던 모든 시도와 경험들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결국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껴요.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무슨 일을 해야 할지가 너무너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시간이 지나니까 느끼게 되어 이런 것도 얘기해주고 싶어요”

 

 

오늘 강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천은 알고 보면 우리의 작은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혜화동 청소년모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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