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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세대공감 더하기나누기> 프로그램을 진행한 류시훈 선생님이
함께 했던 중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띄우는 가슴 먹먹한 편지입니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고맙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애잔한 녀석들아!

의성아! 하은아! 건우야! 지우야! 그리고 요한아! 하영아! 현성아! 민지야! 또 은혜야! 이렇게 이름부터 부른다.

지난여름 선생님은 건방지게도 아주 건방지게도 "세대간 정신적 교감과 소통을 주요 과제로 하며, 문화 예술을 접하므로써 인간적인 가치를 담아 낼 수 있게 그 바탕을 만들어 줄 수 있다"라는 기치아래 시작한 "1050 세대공감"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첫 만남, 스마트 폰 그리고 무관심. 이것이 여러분이 나에게 보낸 첫인사 겸 환영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먼저.....? 그리고 요놈들 하는 괘씸한 맘도 끼어들었습니다.

"이 나이에 내가 너희들 하고 이렇게 떠들어야 하나?"에 여러분은 일순 고요로 응답. 그러나 아무 일 없다는 듯 이내 스마트 폰질, 무관심질.......자전거 사고로 늦게 온 요한이 녀석은 시종일관 어깃장질. 사 온 붕대로 다친 손목을 드레싱 하자 의외인 듯한 표정의 요한은 다소 멋쩍은 모습. 거기에 생각이 많은 듯한 하은이. 지우의 엉뚱함. 의성의 시니컬.

가장 늦게 온 하영이의 짙은 화장. 건우의 어른스러움에 현승이의 요한이 맞장구질. 산만하고 황당했던 여러분의 첫 시간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은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러분의 마음속으로 들어 갈 수 있을까를.

그래서 선생님은 여러분과 같이 놀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습니다. 중학생이 된 겁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조금씩 웃음을 보이는 하은이. 과감히 수십 년 전 선생님의 첫 사랑 경험담에 모두가 스마트폰을 놓고서.... 질문 까지... .

한 마리 제비가 봄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한 번의 관심표현으로 무관심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단초는 되겠지.

그래 갈 때까지 가 보자. 선생님의 담배 배운 스토리. 술 마시게 된 사연 이야기 때는 완전 집중에 질문까지 쇄도.

이렇게 함께 가는 것이다. 각자의 담배, 술, 이성 친구 이야기까지.... . 이 대목에서 지우의 하은이 끌고 들어가기에 웃음 만발.

그 웃음 뒤 술, 담배, 심지어 본드 흡입 문제의 폐해에 대한 열변. 조금은 이해된다는 듯한 표정들.... 이신숙 선생님 쐐기에 모두 긍정의 표시.

간식 시간 이신숙 선생님의 밥상머리 예의범절교육에 모두들 웃음으로 답하는 모습에서 선생님 맘에도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렇게 여러분과 교감이 더해져갔습니다.

선생님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여러분의 가슴 속으로 들어 갈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조금씩 조금씩 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맘에 있는 이야기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익숙하지 못한 표현 아니 해 보지 못했던 표현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은 그러한 것들을 할 자격이 있고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제 부터 그렇게 하면 됩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뭘 좀 더 해도 되겠다 생각하니 마지막 시간...............

미진하나마 내 마음의 지도, 내 머리의 지도, 내 마음 담은 우리 동네 지도로 자신을 표현하는 마지막 시간........ .

모두가 헤어지고 난 화장실에서 요한이를 만났습니다. 요한이는 아마도 나를 찾았던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머쓱해서인 것 같습니다.

화장실에 들어와서는 “선생님, 계속해서 이거 하나요?” 질문을 던집니다. 짐짓 바깥을 의식하면서....

난 너무 고마웠습니다. 가장 말썽쟁이인 요한이가 자신의 관심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 요한아 고맙다!

요한아, 어느 시인이 이렇게 표현했단다.

"...꽃이 지는 까닭을 묻지 마라

왜 피멍이 들었는지 묻지 마라

지려고 피어난 꽃은 하나도 없다"

나이테 많은 그리고 옹이도 많은 나에게, 그 옹이에 불을 붙혀준 여러분이 고맙습니다.

그 불을 안고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많은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 있으면 언제든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요한이 질문의 대답이고 여러분과 약속입니다.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고 미안하다. 녀석들아!!!


여러분 친구가 되고픈 유시훈으로부터. 2012년 10월 24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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