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화동저녁모임_2019년 10월_GMO에 관한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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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송석아카데미 혜화동 저녁모임
일시 : 10월 21(월) 저녁 7시 - 9시
주제 : GMO에 관한 불편한 진실
강연 : 김은진 교수 | 원광대 법학과 교수
세상에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당연하게 일어나곤 합니다.
민주주의가 상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비민주적인 일들이 벌어지는가 하면
전쟁과 살육의 잔혹함을 역사가 증명해 보였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아도 어쩔 수 없는 것
이 무력감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왜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 것일까요?
10월 혜화동 저녁모임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이야기 거리는 GMO(유전자 조작 종자)였고
강의는 '먹을거리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그것은 분명 GMO를 비롯한 우리 삶의 주된 위협에 관한 함의였고
김은진 선생님(원광대 법학과 교수)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영역인 '먹는 행위'에 있어서
어떻게 우리 삶의 주도권을 잃어왔는지 낱낱이 보여주셨습니다.
GMO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려면
식품과 농업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1940년대는 화학산업이 성행하던 시기였습니다.
화학적 합성과 결합을 통해 자연상태의 것과
유사한 맛과 기능을 하는 획기적인 상품이 등장했지요.
하지만 화학산업의 핵심인 농약과 제약회사는
동시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했습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세계적으로 생태이슈를
제기한 1960년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농약회사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농민들에게 계속해서 농약을 판매할 수 있을까?'라는 기업의 고민은
'도시화로 부족해진 농촌일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적은비용으로 많은 생산물을 낼 수 있을까?'라는
농촌의 고민에 응답하게 됩니다.
제초제를 적게 사용하니 친환경적이고
많은 생산물을 낼 수 있으니 경제적인
제초제 내성 씨앗과 살충성 유전자 삽입 씨앗을
농부의 손에 건내게 됩니다.
비단 씨앗 뿐만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농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80년대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함께
가사노동이 주요 사회 이슈가 되었을 때도
'어떻게 가사노동을 분담할 것인가'라는
고민에 응답한 것은 가사노동을 줄이는
가전제품을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은 기업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목적은 가사노동 해방이 아니라 상품의 판매와 이윤추구였고
가전제품으로 가사노동을 대신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가사노동이라는 사회적 어젠더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적 지혜와
우리 삶의 능력이었습니다.
"기업은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정보를 제한할 뿐입니다."
기업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필요를 찾아 응답하고,
필요를 만들어내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씨앗을 팔아넘기고
가사일과 공동체를 팔아넘기고
그들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GMO가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여전히 GMO는 연구되고 상품화되고 있습니다.
GMO를 피하기 위해 유기농상품이 핫하지만
유기농산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정말 우리 밥상에서 GMO를 치워버리고 싶다면
GMO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른 삶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은진 선생님은 우리에게 그 힌트 하나를 전해준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과 자본이 앗아간 우리 삶을 다시 되찾아 오는 것.
그래서 GMO를 안다는 것은 우리 삶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불편한 일일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