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저녁모임_2019년 6월_별처럼 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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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송석아카데미 혜화동 저녁모임
일시 : 6월 17일(월) 저녁 7시 - 9시
주제 : 별처럼 시처럼
강연 : 이명현 | 천문학자
혜화동 저녁모임에서는 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세상에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기존 서구 지도를 뒤집어 세계를 이해하는 역사학자,
타인의 슬픔을 함께 감내하며 숭고함을 발견하는 작가,
평화가 깃든 밥상을 전해주는 자연요리연구가.
지금까지 역사와 인간과 자연을 탐문한 분들을 모시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6월 혜화동 저녁모임에서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의 궁극에 다다라,
별과 우주에 매혹된 천문학자를 만났습니다.
이명현 천문학자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다 밤이 까무룩해졌을 때,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 모를 별을 본 것이라고 합니다.
달도 아닌 그것은 어느 날은 보였다가 어느 날은 보이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위치가 조금 바뀌기도 했다지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용기내 선생님께 별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금성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한참 뒤였습니다.
그 별은 이명현 천문학자를 평생 별과 함께 하는 삶을 살도록 강하게 이끌었습니다.
이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세기의 사건을 본 뒤, 우주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기회로, 초등학생이지만 아마추어 천문 동아리에 들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함께 별을 보러 다녔다고 합니다.
망원경을 살 돈이 없으니 문방구에서 산 돋보기와 마분지로 망원경을 만들어 달의 분화구를 관찰했고,
친구와 조금씩 돈을 모아 일본어로 된 전문 잡지를 구매해 그림을 보며 책을 모두 이해했습니다.
광활한 우주와 별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어떤 한계도 녹여버리는 듯 합니다.
이명현 선생님에게 별이 삶의 한 축이었다면, 다른 한 축은 책읽기였습니다.
필독 도서로 꼽힌 책보다 내가 궁금해서 읽고 싶은 것들을 손에 잡히는대로 읽었습니다.
탐독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끈질기게 파고든 것이지요.
별과 책에 매혹된 그는 결국 과학책방 갈다의 대표가 되어
과학이 문화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에 매혹되어 있나요? 온 마음을 던져 알아가고 싶은 것이 있나요?
학문(學問)은 문학(問學)이라고 합니다.
물음을 던질 때 배움이 피어나고, 배움은 우리를 다른 존재, 자연, 우주에까지 다다르게 하지요.
문학을 통해 학문을 할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난 것은 우주만큼 경이로운 일인 듯합니다.
우주 별 먼지일 뿐인 존재가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돌보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드니까요.
우리는 지구라는 배를 타서 함께 우주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승객은 없고, 모두가 승무원입니다.
지구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일지 생각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