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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화) 에코라이터스 세 번째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은 한 주 동안의 숙제를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요,
지난주 숙제는 ‘오감을 활용해 두 번 이상 하늘글쓰기’였습니다.
친구들은 어떤 하늘을 관찰해 왔을까요?

 

“‘후드득’ 비가 오는 소리가 나고 입속이 차가웠다.”
“몸 전체가 으슬으슬 떨리고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사이가 바람이 잘 통했다.”
“깨끗하고 축축한 냄새가 난다. 공기가 입에서 계속 돌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
“손에 물이 떨어져 살살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창문 앞쪽으로 해가 반짝이고 있다.”

 

충분히 느끼고 자세히 관찰한 하늘을
다른 친구들도 느낄 수 있도록 잘 전달해주었어요.
글쌤도 그 하늘 속에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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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알게 된 붉은 하늘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겨울, 호주에서 산불이 나서 피난을 해야 했던 건 사람만이 아니었어요.
코알라, 새, 여우, 소와 같은 동물들도 있었어요.

 

사람들은 재빨리 불 소식을 전하며 도망갔지만,
‘불이 났어요!’라고 외쳐도 알아듣지 못한 동물들은
불이 코앞에 나타나고서야 피해야 한다는 걸 알았겠죠.

 

산불이 서울의 100배나 되는 면적을 삼켜버릴 동안
야생동물 30억 마리가 죽거나 다쳤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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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들은 느려서 차마 불길을 피하지 못했고,
새들은 날 수 있어도 하늘을 가득 뒤덮은 연기에 질식했습니다.

 

물론 고통스러운 장면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동물들을 구조해주고, 먹이와 물을 주고, 꼭 안아준 사람들도 있었지요.
에코라이터스 친구들은 이러한 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새들이 날아가다가 연기를 맡거나 꼬리에 불붙어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불쌍했어요.”

 

“내가 만약에 그 동물이었으면 인간들이 좀 야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기만 두고 갔잖아요. 솔직히, 말을 해주고 가든가. 위험하다고...”

 

“그래도 사람들이 구해줘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동물들도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야생동물들을 이토록 큰 고통을 겪어야 했던 원인은 무엇일까요?
호주는 비가 내리지 않아 산불이 끊임없이 번졌는데,
한국은 지난여름 비만 계속 내렸습니다.
왜 이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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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파괴 때문이에요.”
“지구 온난화죠. 더워지니까 비도 잘 안 오고”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매연 등 엄청 해로운 것들 때문이에요.”

 

에코라이터스는 이미 잘 알고 있네요!
숲이 살아있을 때는 지구가 제 규칙대로 구름을 만들고, 비를 내리고,
태양빛이 너무 세지 않도록 층을 만들어 우리를 보호해줬어요.
하지만 숲이 점점 파괴되면서 지구의 규칙이 무너진 것이지요.

 

지난 시간 에코라이터스는 호주의 붉은 하늘을 상상하며
‘울부짖는 소리’와 ‘슬퍼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썼는데요.
아마도 그것은 지구가 아파하는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존재의 아픔까지 헤아릴 수 있도록
이번 시간에는 <대화하는 글쓰기>를 진행해보았어요.
만약에 우리가 텔레파시로 동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사라지는 숲 속에서
가장 마음에 쓰이는 동물을 떠올리고 말을 걸어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대답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지 모르겠다며 몇 차례 질문을 하던 에코라이터스는
결국 건네고 싶은 말을 찾아 대화를 시작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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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동물이라면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눈을 양옆으로 굴리며 고민하는 모습이 화면 너머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십 여분이 넘도록 노란 연필을 놓지 않고 열심히 써내려갔어요.


“소야 어떻게 살아남았어?”
“산이 너무 뜨거워서 이리저리 도망가다가 어쩌다가 살아남은 것 같아.”
“그렇구나. 배는 안 고팠어?”
“많이 배고팠지. 그런데 길에 간신히 살아있는 풀들을 먹어서 살 수 있었어.”
“너 혼자였어?”
“아니,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외롭지는 않았어.”

 


“코알라야, 저 숲속에 엄마나 아빠가 남아있어?”
“그건 나도 모르겠어. 어떤 사람이 나만 데리고 나오고, 엄마 아빠는 나무에 있을 수도 있어.”
“그러면 혹시 지금 형제가 같이 있어?”
“아니, 지금은 없고, 그래도 동생 두 마리는 어떤 사람이 데리고 갔어.”
“그럼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기분이 어때?”
“그렇게 좋지는 않고, 나의 나무로 돌아가고 싶어.”

 


“너무 무서웠고, 내 친구들이 도망가고 죽고 그러는 게 너무 불쌍해.”
“나도 너의 입장이었으면 너무 무섭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고, 죽어가는 친구들이 불쌍했을 거야.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도 도울게.”


불타버린 숲 속에 있었던 동물은 아니지만,
그 존재들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껴 보려한 마음이
글에서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나도 도울게’라는 말을 글로 써내고
친구들 앞에서 또박또박 읽어보면서
보석 같은 마음이 한층 단단해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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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소식!
에코라이터스는 글쌤과 우편으로 글을 주고받고 있는데요.
글쌤은 ‘오늘은 글이 도착할까’ 생각하며 매일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고,
에코라이터스는 ‘글쌤이 어떤 답장을 써서 보내줄까’ 기대하며 우체통을 확인한다고 해요.
이제는 쓰고 싶은 글이 많아져서 우편봉투가 점점 두꺼워지고 있어요.
에코라이터스도 글쌤도 기다리는 시간을
기분 좋게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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