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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워커가 처음 만난 날 물었습니다.
“숲에서 뭘 하면 재밌을까?”


그런데 다들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며 책상에 푹 엎드립니다.
학원, 숙제, 학교, 숙제. 하는 것이 너무 많으니까 숲에서만은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면서요.

그런데 에코워커의 눈빛을 반짝이게 한 제안이 있었습니다.
“숲에서 아지트 만들기는 어때?”


모두 허리를 바짝 세우더니 말이 많아집니다.
나무를 잘라야하나? 방도 여러 개 만들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고 싶다!
교실이나 놀이터에는 책상과 놀이기구가 버젓이 차지하고 있지만,
숲은 우리에게 허락하는 공간이 많아서일까요?
빈 공간에 감춰둔 상상력을 가득 표현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7월 3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숲속 아지트를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혼자서는 힘들기 때문에 우리를 도와줄 사람을 초대했어요.
바로 고무신학교의 고무신입니다.


고무신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며, 아지트 만들기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전부 에코워커가 스스로 하도록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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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고무신!”
에코워커는 자신 있게 대답을 하고 준비물 보따리를 어깨에 척척 짊어졌습니다.

숲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궁무진해요. 그래서 위험하기도 하지요.
안전해 보이는 곳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만든 것은 쉴 공간이었습니다.
가장 튼튼한 나무 두 그루를 찾아 끈을 묶고, 해먹을 연결하면 끝!
숲의 그네는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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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 사람은 해먹에 누워 초록색 하늘을 보면서 이야기 나누고, 아지트를 만들 사람은 중앙으로 모였습니다. 먼저 고무신이 네 그루 나무를 엮어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벽에 쌓을 수 있는 나무를 찾아와볼까?”

 

둘러보면 온통 나무인데, 벽으로 쌓을 꼭 맞는 나무를 찾기는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친구와 같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 오래 전에 쓰러지고 잘려진 나무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두 팔로 힘껏 안아 올려서 커다란 나무를 가져왔어요. 쓰러진 나무가 이렇게 쓰일 수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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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찾아오는 친구, 끈으로 연결하는 친구, 빈둥빈둥 노는 친구.
각자 방식대로 열심히 몸 쓰고 게으름 피우던 그 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어떡하지? 돌아가야 하나?”
평소 같았으면 돌아가고 싶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미 비는 맞아버렸고 엉덩이도 흙투성이가 되어버렸는데,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면서요.
“그럼 튼튼하게 아지트를 지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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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달려가서 우산을 구해오더니 지붕을 뚝딱 수리했습니다.
“너도 그만 놀고 와서 같이 해!”


베짱이로 불리는 친구까지 불러와 힘을 합치니 비를 피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아지트 주변에 내 방에서 가져온 조명과 인형으로 장식을 하니 정말 아늑한 방 같았습니다. 방 안에 있을 때보다 멀리까지 보이고 크게 웃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 짐 놓을 곳도 필요할 것 같아요.”
한 친구의 말에 에코워커의 엄청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기 앞에 있는 돌을 끌어와서 커다란 책상으로 쓰는 거 어때?”
“에이, 저걸 어떻게 해요~”


정말 할 수 없을까요? 커다란 나무도 옮겼으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 커다란 돌을 어떻게 옮길 수 있을지 열심히 머리를 써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구는 끈 여러 개. 그러니 끈을 길게 엮어 돌에 묶은 다음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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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 영-차.
등이 젖는지도 모르고 커다란 돌덩이에만 집중을 다했습니다.
“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아요~!” 라고 하면서도 끈을 놓지 않습니다.
배웠던 지렛대 원리를 써보기도 하고, 하나 둘 구령에 맞춰 한 몸이 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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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젠 진~짜 못하겠다!”
힘을 합쳐도 할 수 없는 것이 있었어요. 그런데 머리부터 손끝까지 근육을 전부 다 썼더니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금, 손바닥 정도 움직인 것도 충분히 신나서 어깨가 들썩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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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음에 또 아지트 만들어요! 꼭이요!”
짐을 챙겨 돌아가는 길, 몇 번이나 다음을 약속합니다.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즐겁게 놀았던 날.
숲은 에코워커를 보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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